긴축재정중...
그냥 유치원이 따뜻하겠거니 하고 이번 겨울엔 털실내화를 패스하려 했다.
그런데 요즘 날이 너무 춥고....
다른 아이들은 몇 명 신고 있기도 하고....
그깟 실내화 얼마라고 하면서 그냥 주문했다.
도착한 너무 귀여운 털실내화를 신기고 보니 맘이 편하다.
진작 사 신길걸....
온몸이 곰...
선물받은 곰 목도리, 곰 패딩, 곰실내화까지~
선생님들이 너무 귀엽다고 호들갑을 떨어주셨다.
감사한 선생님들...
최근 만난 엄마들이 명품 패딩을 입고, 아이들에게 입히고 그런 모습을 보고
조금 부럽기도 하고 조금 생각이 많아졌었는데,
선생님들이 동동이는 옷이 도대체 몇 벌이냐며, 옷 많다고 이야기 해주셔서
나도 조금은 기분이 좋아졌다.
선생님들 덕에 우리 아이는 얼마나 기분이 좋았을까?
요즘..... 이런 모든 상황 속에서.....
자꾸 아기 정인이가 생각난다....
나는 그알을 보지도 않았는데.....
내아이 발끝 시려울까 걱정되어 털실내화를 사고,
조금이라도 더 따뜻한 옷을 입히고,
자고 일어나면 기분좋게 보듬어 주고 안아주고,
영양제를 먹이고,
배고플까 부랴부랴 밥을 먹이고,
팔이 끊어져라 안아 재우고,
얼굴 닳아 없어지도록 뽀뽀를 해주고,
아스라지도록 껴안아주고....
아기들은 그렇게 사랑을 받고 자라는건데....
웃는게 그렇게 귀여운 아가를.....
입양 전 그렇게 뽀얗고 예뻤다가,
나중에 까맣고 슬퍼진 표정이 너무 안타까우면서....
10년도 더 전에, 우리반이었던 아이 동생 얼굴이 오버랩된다....
학대까진 아니어도.... 무한 방치되던 그 자매....
우리반 아이는 선생님의 관심을 끌려고
울어도 보고, 집나간 엄마 이야기도 해 보고, 억지 토도 했다....
동생이었던 그 아이는 아침마다 드러누워 울고불고 고집을 부려 학교에서 유명했다.
그 동생이었던 아이가 꼭 정인이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 때 우리반 아이가 자꾸 거짓말을 하고, 친구들을 괴롭히고 방해가 되고 하는 바람에
많이 아껴주지 못했다....
평소 아무것도 준비 못해오고, 아무것도 해오지 않고,
더럽고, 계절에 맞지 않고....
소풍날엔 그 고사리 손으로 떡이되도록 주무른 울퉁불퉁한 주먹밥을 겨우 싸오고...
나는 그 때 그 아이에게 어떻게 사랑을 주어야 하는지 몰랐다.
나도 너무 어렸다.....
학교를 그만둔 걸 후회하지 않지만....
아이들을 많이 사랑하려고 노력했지만....
그렇게 집에서 정 많이 못 받고 자란 아이들에게 더 많이 사랑해주고 더 많이 안아주지 못해 미안하다....
내가 다시 선생님이 된다면....
그런 아이들을 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사랑해줄 수 있을텐데.....
모든 걸 미루는 게 핑계 같지만....
어찌됐든 지금의 나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 급해서....
내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그런 아이들에게 사랑을 나눠줄 방법을 꼭 찾아야겠다.
자꾸..... 내 품에 내 아이를 안고 보듬으며....
정인이가 떠오른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아가.... 너무 미안해....
그 곳에서 꼭 좋은 엄마 만나길 바래....
아줌마가 여기서..... 사랑받지 못하는 다른 아기들 꼭 찾아서 도울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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